
신생아 예방접종, 산부인과에서 다 해주는 줄 알았습니다. 막상 퇴원하고 나서야 소아과를 직접 찾아가야 한다는 걸 알았고, BCG 종류까지 골라야 한다는 말에 순간 멍해졌습니다. 저처럼 갑자기 선택 앞에 서게 될 부모님들을 위해 직접 겪어보며 정리한 내용을 솔직하게 써봤습니다.
B형간염과 BCG, 1개월에 뭘 맞는 걸까
산부인과에서 퇴원할 때 건네받은 종이에는 "생후 1개월, 소아청소년과 방문"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날까지 뭘 맞히는 건지도 몰랐던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알고 보니 이 시기에 맞는 건 B형간염 2차 접종과 BCG, 딱 두 가지였습니다.
B형간염(Hepatitis B) 접종은 출생 직후 산부인과에서 1차를 맞고, 생후 4주 무렵 소아청소년과에서 2차를 맞습니다. 여기서 B형간염 백신이란 바이러스성 간 질환인 B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어린 시절 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질 확률이 성인보다 훨씬 높아 신생아 시기 접종이 특히 중요합니다. 대한소아과학회 지침에 따르면 총 3회 접종이 기본 스케줄입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
한 가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1차로 맞은 백신과 2차에 맞는 백신의 제조사가 달라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저도 처음엔 "같은 약으로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듣고 부랴부랴 확인하러 돌아다녔는데, B형간염 백신은 표준화되어 있어 종류에 무관하게 접종 효과가 동등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얼마나 허탈했는지 모릅니다.
BCG는 결핵균이 혈액이나 뇌수막 등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억제하는 백신입니다. 쉽게 말해 결핵 자체를 100% 막는다기보다 중증 결핵으로 번지는 경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질병관리청은 생후 4주 이내 접종을 권고하며, 늦게 접종할수록 이상반응이 증가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저는 B형간염 2차와 같은 날 BCG를 함께 맞혔는데, 아기가 한 번만 병원을 오가는 걸 감안하면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 B형간염 2차는 생후 4주 이후에 접종하며, 1~2주 늦어도 무방하지만 앞당기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 BCG는 폐결핵 등 중증 결핵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는 예방접종으로, 생후 4주 안팎에 접종이 원칙입니다
- B형간염 백신은 표준화되어 있어 1차와 2차의 제조사가 달라도 효과에 차이가 없습니다
- 두 접종을 같은 날 함께 맞히면 내원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소아청소년과에서도 권장하는 방식입니다
피내용 vs 경피용 BCG, 그리고 2개월 접종 준비
BCG 접종 앞에서 부모들이 가장 오래 고민하는 게 바로 피내용(피내 접종)이냐 경피용(경피 접종)이냐입니다. 저도 꽤 오래 검색하며 고민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피용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피내용 BCG는 주사 바늘로 피부 바로 아래층에 정확히 주입해야 하는 기술적 난이도가 있어 접종하는 의사의 숙련도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피내용 BCG란 주사기로 피부 내층에 직접 백신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효과 면에서는 경피용보다 임상적으로 조금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경피용 BCG란 도장 모양의 기구에 여러 개의 작은 핀이 달려 있어 백신액을 피부에 도포한 뒤 눌러서 흡수시키는 방식입니다. 통증 면에서는 7개의 핀으로 여러 번 찌르는 경피용이 단회 주사인 피내용보다 덜 아프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경피용을 맞힌 뒤 한 달쯤 지나자 접종 부위에 딱지가 생겼고, 건드리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아물었습니다. 흉터 여부를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 경피용도 흉이 남을 수 있고, 경피용에서 흉이 생긴 아이가 피내용을 맞았다면 더 크게 남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알아두시는 게 좋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효과는 인정받고 있으니, 접종 가능한 병원과 본인이 우선시하는 기준을 함께 고려하면 됩니다.
그리고 1개월 접종을 마치면 곧바로 2개월 접종을 준비해야 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꺼번에 주사를 2대나 맞힌다는 게 처음엔 너무 걱정됐습니다. 생후 2개월에는 DT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혼합백신), 폴리오(소아마비), Hib(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 폐구균(폐렴구균) 이렇게 네 종류를 콤보 주사 2대로 맞힙니다. 여기서 Hib란 세균성 뇌수막염과 폐렴 등을 유발하는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균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입니다. 이 4종 접종은 모두 국가예방접종으로 무료 지원됩니다.
저희 아기는 다행히 2개월 접종 후 발열이 없었지만, 많은 아기들이 접종 후 열이 오르기도 합니다. 미리 소아용 해열제를 처방받아두는 게 현명합니다. 또 접종 후 아기가 평소보다 더 자주 먹거나, 잠을 설치거나, 보채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며칠 안에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처음 겪는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하겠지만, 제 경험상 그 고비는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습니다.
- 피내용 BCG는 무료, 경피용 BCG는 유료이며 접종 방식과 통증 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 피내용 접종 병원은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며 접종 가능 요일이 지정된 경우도 많습니다
- 2개월 접종은 DTaP, 폴리오, Hib, 폐구균 4종을 2대로 접종하며 전액 무료입니다
-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2개월부터 접종 가능하나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아 자비 부담입니다
접종 스케줄이 복잡해 보여도, 막상 시작해보면 산부인과에서 퇴원 시 제공하는 안내지에 기본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모든 걸 미리 완벽하게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시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과 아기 상태를 잘 관찰하는 것, 그 두 가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처음 소아청소년과 문을 열고 들어가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준비가 됐는지 안 됐는지도 모르는 채로 갔지만, 직접 겪어보니 이미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작이었습니다. 다음 접종이 걱정되는 분들, 지금처럼 하나씩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