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유아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처음으로 "사경 검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고개가 한쪽으로 기운다는 게 그냥 아기 습관 아닌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뻔했는데요. 알고 보니 방치하면 척추측만증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이 글은 그 검진을 계기로 제가 직접 공부하고, 일상에서 실천해온 것들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사경이 뭔지, 부모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사경(斜頸)은 고개가 똑바로 유지되지 않고 한쪽으로 기울거나 돌아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영어로는 'torticollis'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흔한 영유아 질환입니다. 저도 처음엔 "우리 아기가 그냥 한쪽이 편한가 보다"라고 넘겼는데, 검진에서 의사 선생님이 꼼꼼히 목 근육을 만져보시는 걸 보고 나서야 '이게 제대로 봐야 하는 문제구나' 싶었습니다.
사경의 종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가장 흔한 것이 근성 사경(muscular torticollis)입니다. 여기서 근성 사경이란 흉쇄유돌근, 즉 귀 아래쪽에서 쇄골까지 이어지는 목 근육에 멍울이 생기거나 근육이 두껍고 딱딱하게 굳으면서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전체 사경의 대부분이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그 외에도 눈의 사시나 안구진탕이 원인인 안성 사경, 목뼈 자체의 구조 이상으로 생기는 골성 사경, 그리고 소뇌나 뇌간의 기형·종양이 원인인 신경성 사경이 있습니다. 안성 사경은 전체의 약 5%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먼저입니다.
또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것이 사두증(斜頭症)입니다. 사두증이란 아기의 머리가 한쪽으로만 눌려 납작하게 변형되는 상태인데, 사경이 있으면 한쪽으로만 고개를 돌리려 하다 보니 말랑한 신생아 두개골이 비대칭으로 눌리면서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아기도 검진에서 두 가지를 함께 확인받았고, 다행히 둘 다 해당 없다는 말을 들어 안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 근성 사경: 흉쇄유돌근의 멍울·경직이 원인, 전체 사경 중 가장 흔한 유형
- 안성 사경: 사시 또는 안구진탕이 원인, 전체의 약 5% 수준
- 골성 사경: 목뼈 구조 자체의 선천적 이상이 원인
- 신경성 사경: 소뇌·뇌간 기형이나 종양이 원인
방치하면 정말 괜찮아질까요? 재발 위험까지
"저절로 낫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솔직히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직접 공부해 보니, 사경을 방치했을 때의 결과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사람은 고개를 기울인 채로 살 수 없기 때문에, 몸이 자동으로 보상 작용을 합니다. 한쪽 어깨를 올리거나 척추를 휘어서 두 눈을 수평으로 맞추려고 하는 것이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이차적으로 골격 변형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합병증이 척추측만증입니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휘는 상태로, 성장기에 발생하면 교정이 어려워집니다. 그 외에도 얼굴 비대칭, 만성 경부 통증 등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에서도 사경의 조기 치료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방치 시 안면 비대칭과 척추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운동 치료(물리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뉩니다. 다행히 근성 사경의 경우 90%는 운동 치료만으로 호전됩니다. 나머지 10%에서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운동 치료는 경직된 흉쇄유돌근을 점진적으로 신전(stretch), 즉 늘려주는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근육을 절대 무리하게 당기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찾아보면서 놀랐던 것이 있는데, 유튜브에서 마사지 방법을 보고 멍울 부위를 세게 눌렀다가 오히려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 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고 합니다. 근육은 한번 과도하게 늘어나면 다시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자극은 반드시 전문의 지도하에 시작해야 합니다. 출처: 보건복지부의 영유아 건강검진 안내에 따르면, 생후 6개월까지 고개를 똑바로 가누는지 확인하는 것이 사경 조기 발견의 핵심입니다.
또 한 가지 부모들이 놓치기 쉬운 게 재발입니다. 치료가 잘 됐다고 해서 완치라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근육과 골격의 균형이 다시 무너질 수 있고, 재발률이 약 10%에 달합니다. 생후 36개월까지는 6개월~1년 간격으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터미타임, 이렇게 하니까 달랐습니다
터미타임(tummy time)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아기를 엎어 놓아서 스스로 고개를 드는 힘을 키우는 훈련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대근육 발달을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직접 해보면서 이게 사경 예방에도 꽤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아기를 엎어 놓으면 중력 방향으로 머리가 기울게 됩니다. 그러면 정위 반응이라는 원시 반사가 작동합니다. 여기서 정위 반응이란 기울어진 자세에서 머리를 바로 세우려는 반사적인 움직임을 말하는데, 이 반응 자체가 자연스러운 목 근육 강화 운동이 됩니다. 아기에게 "힘 줘"라고 말로 시킬 수 없으니, 이 반사를 이용하는 것이죠.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에는 몇 초도 못 버티던 아기가 터미타임을 꾸준히 하고 나서 고개를 드는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졌습니다.
다만 터미타임을 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게 있었습니다. 아기가 항상 같은 쪽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있다면, 그쪽으로만 근육이 발달하고 반대쪽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알고 나서부터 터미타임 중에 아기가 선호하지 않는 방향에 딸랑이나 모빌을 두어서 반대쪽으로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도록 유도했습니다. 억지로 돌리는 게 아니라, 아기가 보고 싶어서 스스로 돌리게 만드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놀이 중에도 시야를 균형 있게 자극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유할 때, 안아줄 때, 눈 맞춤할 때 모두 양방향에서 번갈아 가며 아기에게 다가가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이게 처음엔 귀찮게 느껴지는데,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도 양쪽에서 오는 자극에 금세 익숙해졌습니다.
- 터미타임은 반드시 어른이 지켜보는 상태에서만 진행한다
- 아기가 선호하지 않는 방향에 장난감·소리로 유도해 양방향 자극을 준다
- 목 근육의 멍울 부위를 임의로 세게 누르거나 당기는 것은 피한다
- 생후 6개월까지 깨어 있는 시간의 약 70% 이상 고개를 똑바로 드는지 관찰한다
- 수유 자세, 안는 방향도 좌우 번갈아 가며 균형 있게 유지한다
사경은 부모가 먼저 알아야 막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영유아 검진에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방심하지 마시고, 아기가 항상 같은 방향으로만 고개를 돌리거나, 목에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빠르게 재활의학과나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가 보시길 권합니다. 치료될 수 있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엔 "설마 우리 아이가"라는 마음이었는데, 알고 나서 실천해보니 터미타임 하나만 제대로 해줘도 아기의 목 힘이 달라진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너무 가볍게 보지도 마세요. 균형 잡힌 근육 발달, 그게 아기 몸 전체의 기초가 됩니다.